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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전지역 건설현장 일용직 노동자들이 불법 외국인노동자 유입·고용불안 등으로 '이중고'를 겪고 있다.
22일 대전시 비정규직근로자 지원센터에 따르면 대전지역 일용노동자의 90.4%가 일당으로 임금을 지급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.
신영철 건설경제연구소장은 "공직자들은 해고를 살인이라고 부르는데, 일용노동자들은 매일 살인당하는 셈"이라며 "건설현장은 청년실업 해소 및 40대 가장들의 최후 보루로서, 추가적 비용투입 없이도 효과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부문"이라고 말했다.
조건이 열악하니 젊은 구직자들이 기피하는 것은 당연하다.
대전의 일용노동자 평균연령은 55세. 이는 전국 평균보다 3-4년 높은 것으로, 20-30대 신규 취업자 유입이 정체돼 평균연령은 점점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.
일용노동자 강석관(60) 씨는 "이 나라의 기초가 되는 산업·건설인데 기초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"며 "정치인과 지자체가 정말 이 나라를 걱정한다면 일용에 그치고 항상 밑바닥에서 헤매는 일이라는 편견을 없애, 젊은이들이 건설현장 전문가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라"고 주장했다.
또 다른 문제는 불법취업한 외국인노동자들이 건설현장을 잠식하면서 값싼 인력에 밀린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고있다는 점이다.
대전의 건설현장에서 하루 평균 현장에 투입되는 인력은 약 1500명으로, 이 중 외국인 인력은 70%를 웃돈다. 불법 외국인노동자는 일반공 10만 원, 숙련공 15만-16만 원의 일당을 받지만, 이들 대부분이 우리나라에서 여행비자를 받은 불법 취업자다.
불법 취업사실을 알고도 임금이 싼 외국인 일용노동자를 고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가장 낮은 공사비 실행 금액을 맞춰주는 하도급업체가 나올 때까지 유찰이 계속되다가 낙찰로 귀결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.
건설노동자 박지만(34) 씨는 "건설청년들의 전망은 암담하다. 10년 후 우리나라 건설현장은 모두 외국인으로 채워질 것"이라며 "위험한 공사현장에서 피하라는 경고조차 알아듣지 못하는 불법 취업 외국인들에게 젊은이들이 일자리잠식을 당한다고 생각하니 자괴감도 느껴진다"고 호소했다. 이어 그는 "현장에서 일하면 이곳이 내 나라 내 땅인지, 베트남인지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 정도"라고 말했다.
현석무 대전시 일자리정책과장은 "퇴직하는 일용직 노동자의 재취업 등 다양한 부분을 고려해 장기적으로 여성·청년의 일자리까지 창출하는 것의 시의 의무라고 생각한다"며 "건설현장이 높은 실업률을 해결할 수 있는 직업군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건설노동 지원시스템을 조속히 구축하겠다"고 밝혔다. 조수연 기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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